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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42화
17권
느긋하게 서류를 읽어가는 회색의 입에서 주신계를 특급 기밀사항이 줄줄 흘러나온다.
“용병의 대가 중 16조는 이미 다 써버린 회수불가라서 절대급의 카르마의 계약서가 감시 중이라?
과거의 내가 바로 지불요청을 하면 관련자 모두 대신족이 되거나 바람성의 벌레로 끌려갈 상황이군.
토벌을 하려고 해도 도망쳐서 지불요청을 하면 끝이군.
과거에는 대출하기 직전이라서 총력전이었나?
좋아-! 여기까지 아주 잘 되었어.
그래서 도망가지 못하게 미끼로 주신장의 자리를 건다?
겨우 16조에?
주신장의 값으로는 너무 싼데?
쿡쿡-! 하긴 승리를 자신한다면 가장 좋은 수이기는 하지.
좋아-! 받아들이지.
신계주신이 가진 모든 세력과 개인의 권능을 겨루는 주신전을 기쁘게 받아들이게 해주지.
신계주신으로서 주신전의 처음이 6개 창조신계 휘하의 모든 주신이 대표로 인정하는 주신장전이라 이거 나쁘지 않군.
아니, 이게 설마 엘리트 코스라는 것인가?
드디어 출세했구나.
과거의 나.
푸하하하하하하하핫-!”
“……!”
누가 보면 관리주신이 배신하고 보고서를 바친 줄 알 것이다.
그래서 관리주신을 쳐다보는 전능의 휘와 예비 창조신들의 눈에서 불꽃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원래 저런 마도니 나중에 설명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벌써 전능의 휘의 몸에서 살기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보니 식은땀을 한 말을 흘려야 할 것 같다.
기뻐하는 것인지 비웃는 것인지 모를 회색빛의 웃음소리가 화면을 넘어 주신계에 끔찍한 압력으로 전해진다.
창조신의 권능조차 막아내는 주신계의 방어막도 지역우주 너머의 거리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이 자신을 보는 자들을 모두 무릎을 꿇릴 듯이 압력을 가해온다.
마치 창조주 앞에 하급신이 다시 되어 올려다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떨리는 몸을 투기를 억지로 일으켜 진정시키고 이 사태를 다시 정리를 하는 전능의 휘였다.
‘이것이 10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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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어떻게 로투스바카라 할 존재가 아니다.
차원의 마도신이 10중심이라고?
영광의 심판을 통과하고 나서인가?
그런데 이런 사실이 왜 알려지지 않았지?
내가 그런 존재에게 주신장전을 신청한 것인가?
그래서 내 예지감각이 로투스홀짝 그렇게 위기를 전달해 온 것인가?
저……, 저건 주신장전의 계약서-!
어떻게 저것이 또 넘어간 것이지?’ 갈수록 증폭되던 불안이 바로 앞에서 현실화되었다.
10중심이 상대라면 주우주의 전 전력이 달려들어도 승산이 없다.
그런데 어느새 주신장전에 대한 계약서가 상대방에게 넘어가 있다.
이미 주신장전에 대한 모든 사항은 기본적인 사항으로 계약서의 형식이 완성되어있다.
그러나 관리주신이 오픈홀덤 어떻게든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보겠다고 조항을 흥정하기 위해 만들어 놓았던 가계약서이다.
물론 자신의 인증이 되어있다.
어차피 주신장전을 통해 차원의 마도신을 패배시키고 정령계로 보낼 생각이라서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걸 절대계의 10중심이 된 차원의 마도신이 흩어보고 있으니 피가 차디차게 식는 느낌이다.
저대로 상대가 인증을 하면 바로 주신장전의 시작이 된다.
자신과 10중심의 전력차이는 절망적인 격차이다.
어떻게든 막고 세이프게임 토벌도 완전 재검토를 해야 한다.
하나 만족스러운 음성이 회색에게서 터져 나왔다.
“좋군―! 아주 좋아-!
개시시간과 장소도 이쪽에서 시작을 할 수 있다니 약자에 대한 강자로서 배려가 넘치는군.
그럼 지금 당장 세이프파워볼 시작을 할까?” 회색이 된 차원의 마도신이 가볍게 계약서의 하단에 서명을 하고서 투기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숨을 못 쉴 정도로 압박을 받고 있다.
자신이 이런데 예비 창조신들은 볼 것도 없다.

다들 원탁에 힘겹게 기대고 버티고 있을 뿐이다.
이대로 전투를 벌이면 아무 것도 못하고 소멸될 것이다.
적어도 13써클을 넘보는 최고위 창조신 정도는 되어야 앞에 설 자격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터져 나왔다.
하나 그들조차 감히 10중심에게 덤비지는 않을 것이고 그런 인맥까지는 아직 없으니 그런 구상은 망상에 불과하다.
어떻게든 떨리는 몸을 추슬러서 투기를 끌어올리고 대비하려고 하는데 구원은 엉뚱한 곳에서 왔다.
딱하다는 듯이 혀를 차며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목검을 어깨에 멘 남성이 공간을 가르고 화면 옆에서 나타난 것이다.
“쯧쯧-! 회색님이 주신계의 창조신들을 데리고 뭐하는 짓이냐?
절대계의 너의 영역에서는 무엇을 하든 발전의 카르마에 어긋나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주신계에 직접 개입은 10중심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형식적으로라도 해당 주우주의 창조주들에게 알리고 하도록 해라.” “푸후후후훗-! 오래간 만에 보는 무척 그리운 얼굴이라서 장난 좀 쳐보았습니다.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군요.
오오? 등 뒤의 걸레는?
과거의 저입니까?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오른쪽 어깨로 넘긴 파멸유혼검에 걸쳐진 차원의 마도신이 보였다.
의복은 걸레수준에서 자동복구중이고 얼굴이나 모든 육체가 근원의 칭호를 가지고도 회복이 못 따라갔는지 엉망진창이다.
척 보아도 멀쩡한 곳이 아무 곳도 없다.
아직은 인간의 형태를 하고 숨을 쉬고 있지만 어떤 꼴을 당했는지 알만한 상황이다.
“마도신이 힘이 부족해 자폭을 하는 수치스런 꼴을 또 볼 수는 없지.
신체를 완전히 다지고 다져서 어느 정도 쓸 만한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미끼역할은 충분히 할 것이다.” “쿡쿡-! 이거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과거의 저에게 이렇게까지 은혜를 베풀어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바람가의 교육은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어떤 재능을 가져도 결국 절대에 도달시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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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이런 강제주입 방식인지는 상상도 못했지만 효과는 탁월하다.
슬쩍 파악해 본 결과 연산력과 신체의 내구도가 급상승되어 있다.
무엇보다 모든 분야에서 예비 창조신의 한계치까지 모두 도달해 있는 점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이 정도면 차원권능의 절반도 어느 정도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주신장전을 조금 더 확대해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생각과 다르게 마도신의 오리진님이 손에 쥐고 있는 계약서를 쳐다보며 말씀을 하신다.
“그게 주신장전의 계약서냐?” “예. 기본내용은 이상은 없습니다.
또한 회색으로서 공증까지 했으니 이제 과거의 제가 서명만 하면 끝입니다.
그런데 주신장전에 대한 도전권을 얻는 대가가 과거의 제가 절대 납득할 수준이 아니라서 문제입니다.” “얼만데?”
“16조입니다.”
“정말 싸군.
그걸로 주신들의 수장이 될 수 있다면 아낄 것이 없지.
안 그러냐?”
부르르르르-!
그 말에 흠칫 거리며 바들바들 떠는 차원의 마도신이 보인다.
말은 못하지만 미칠 노릇일 것이다.
회색인 자신과 바람가의 오리진들에게 정기 16조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주우주의 예비 창조신인 과거의 자신에게는 비할 데가 없는 거대한 가치다.
몇 개의 창조신계를 통째로 살 정도인 것이다.
더구나 용병신으로서 목숨을 걸고 벌어들인 정기다.
휘하 주신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구 베풀고 살았지만, 자신이 직접 쓰는 것은 거의 없던 과거의 자신은 악착같이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마도신의 오리진이 다음 말을 하자 벌이는 차원의 마도신의 행동에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서명한다. 실시.”
“실시-!”

신병이 장군에게 구호를 붙이는 것처럼 잔뜩 긴장서린 대답이다.
거기에 자신조차 흐릿하게 보일 정도의 초고속으로 파멸유혼검에서 뛰어내려서, 서명을 끝내는 과거의 자신을 쳐다보며 잠시 후 한마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너 많이 변했다.
언제부터 이렇게 윗분들 말을 잘 들었냐?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바락바락 대들더니?” “아하하하하……, 제길-! 닥치지 못해.” 아직은 기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았는지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말을 쏘아붙인다.
그리고 척 보아도 비참한 심정으로 이미 서명을 끝낸 계약서를 하염없이 쳐다보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내 정기……, 이계로 가도 창조신계를 구매할 정도의 정기가……, 그걸 내 손으로 날리다니?
뭐가 이러지?
내가 도움을 받는 것 맞나?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상과 벌이 공존하는 진리의 혈족이라고 너무 공정하신 것 아닌가?’ 서명 한 번에 16조가 날아갔다.
몇 번이나 죽음에서 부활하며 겨우 얻은 정기들이 순식간에 흩어져 간다.
벌어들일 때는 죽을 맛인데 쓸 때는 아무 흔적이 없다.
이렇게 주신장이 된다고 해도 정상적인 권력을 발휘할 수 없지만, 이전까지의 범죄행위는 말소되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불가해의 8시조를 익혀서 대부분의 마도가 안 먹히는 전능의 휘다.
어떻게든 이기면 다행이지만 패배하면 범죄자로서 다시 토벌당할 것이다.
그래서 계약서를 당장 찢어버리고 싶지만 결코 주변에서 용납안할 것이다.
이들에 비해 약자라서 자기가 번 것도 마음대로 못 쓴다.
이러려고 남의 용병전투에 최악최흉의 마도신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최선을 다해 싸웠는지, 자괴감에 한참을 몸을 떨었다.
그런데 미래의 자신이 격려라고 하는 소리가 가관이다.
“이기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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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그냥 날린 것이 아니야.
전능의 휘에게 이기기만 하면 바로 주신장이다.
빛의 신의 금기를 무수히 어긴 흉악범이 단숨에 주신들의 수장이 되는 것이라고.
이것이 엘리트 코스에 고속 출세의 정도지.
이게 바로 왕도(王道)이며 패도(覇道)!
이제 넌 누구나 부러워하는 신생(神生)의 주인공-!
힘내라! 힘-!
과거의 나.
푸하하하하핫-!”
결국 폭소를 터트리는 회색을 보며 차원의 마도신의 눈이 서서히 분노로 물들어 갔다.
미래의 자신은 분명히 현재의 자신이 가시밭길을 가는 것을 즐기고 있다.
도플갱어처럼 자신을 죽이겠다고 달려들지 않는 것은 감사하지만, 왜 자신의 고난에 기뻐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더욱 열이 받는 것이다.
“으드드드득-! 닥쳐라-!
하필 떡밥이 전능의 휘냐-!
불가해의 8시조 덕분에 마도신과 상성이 최악이라는 것을 몰라?” “카하하하하하핫-!
나도 이 틈에 과거의 빚을 갚아야지.
그리고 전능의 휘만큼의 떡밥도 없다고.
불가해의 8시조를 익혔잖아?” 말은 그렇지만 다른 상대를 고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과거에 죽여 정령계로 보낸 전능의 휘가 눈앞에 얼쩡거리고 있는데 참기 힘들었다.
‘나는 회색이다.
선도 악도 아닌 근원이다.
용서와 관용보다는 심판과 선택이 나의 권능이다.
그런 나에게 죽음을 경험 하게한 놈을 그냥 넘길 수 없다.
조금만 늦게 나오셨으면 직접 주신장전을 받아들이고 다 쓸어버릴 수 있었는데 어렵군.
역시 나의 감정은 구현하신 마도신의 오리진님께 직접 전달되는 모양이야.
이거 복수를 하는 것은 과거의 나에게 미뤄야 하겠군.

그것이 회색에게 맞는 길이기는 하지.’ 이렇게 자신을 납득시키는 회색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전능의 휘와 전지의 성의 합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죽었던 과거가 떠올라 직접 보는 순간 정말 다 죽여 버리고 싶었다.
아마 마도신의 오리진님께서 그런 자신의 마음을 감지하고 나오지 않으셨다면 정말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나 그것은 회색의 복수가 아니다.
너무 쉬운 복수는 미련이 남고 후회가 길다.
그래서 복수를 하고나서 허탈하고 의미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과거의 자신이 전능의 휘를 정정당당하게 꺾는 것만이 지금도 갈기갈기 찢겨져 불길에 타오르는 마음을 진정시킬 것이다.
그 전에 과거의 자신을 놀리는 것은 여흥이다.
어찌 표현할까?
대부분은 전능의 휘에 패배해 죽어 정령계로 끌려가다 황금의 절대자에게 매도당하고, 소멸당하고, 잔재조차 흑염의 절대자에게 말소된 자신과는 다르게,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나 그 반대의 마음도 있다.
과거의 자신이 잘 나가는 것을 보니 자꾸 속에서 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도플갱어의 저주 따위는 가뿐하게 말소한 자신이기에 그런 하찮은 본능은 아니다.
사실 지금의 예비 창조신에 도달한 차원의 마도신과 회색인 자신이 동일 인물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어마어마하다.
지금의 차원의 마도신은 단순한 힘뿐만이 아니라 성향 또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과거라면 절대로 주신장의 도전권을 얻기 위해 16조의 정기를 1번에 날리는 통 큰 계약 따위는 죽어도 안했다.’ 과거의 자신은 잘 활용도 못하는 바람성조차 주기 싫다고 당장 사용 못하게 성멸에게 일체화 시킨 욕심 많은 멍청이다.
그런데 비록 강제는 있지만 자신 스스로 서명을 했다는 것은 정말 큰 변화다.
저런 변화가 모이고 모여 운명을 늦추거나 약화시킨다.
이미 계약을 하고 나서도 아까워서 눈물을 뚝뚝 흘리기 직전인 것을 보니 아직 말소를 벗어가기는 한참 멀었다.
잘 되어야 황금에게 걸려 소멸될 정도이니 더욱 주변의 도움과 변화유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이렇게 힘들고 괴로울수록 변화의 폭이 커지니 멈출 수 없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주었지만 결론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가 대다수의 감정이다.
‘도움은 주되 결코 공짜는 안 되지.
그럼 죽도록 고생하다 말소된 나는 뭐가 되나?
단순한 병신이 아닌가?

회색과 진리의 혈족의 도움은 혹독하게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쿡쿡-! 이래서 진리께서 상과 벌을 같이 주셨군.
동정도 공짜도 아니니 어떤 일을 해도 아주 부담이 없어.
강해질 만큼 강해져서 말소될 운명을 어떻게든 약화시켜봐.
네가 10중심이 되어야 나도 이 지옥 같은 현세에서 사라질 수 있으니 말이다.’ 전장에서 생존을 위해 악몽처럼 날뛰는 최흉의 마도신이 죽음을 바라는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적뿐이고 죽도록 일해도 대가는 현상유지도 힘들었다.
아마 진리께서 자신보다 먼저 죽으면, 전 우주에서 가장 비참한 몰골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한이 없었으면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다.
미래의 자신이 10중심이 된 지금 그런 약속은 성취되어 풀렸으나 그걸 알려줄 필요는 없다.
단지 악동과 같은 미소를 띠우며 차원의 마도신이 꽉 쥔 채 세상이 멸망을 한 듯 절망서린 표정을 하고 있는 주신장전의 계약서를 뺏어서, 신청 대가인 정기 16조에 밑줄을 치고 확대해서 놀릴 뿐이다.
“와-! 이제 조 단위로 노네.
쪼잔 했던 주제에 많이 컸어.
역시 출세하고 볼일이야-!
전능의 휘에게 이기면 주신장-!
당연히 명함뿐이겠지만 범죄신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디냐?
그런데 대가가 16조-! 16조-! 16조-! 16-조-!” “으아아아악-! 치워-!
이 자식아-!”
절대로 정기를 그냥 날린 것이 아니다.
이겨서 주신장이 된다면 가치가 있다고 애써 자신을 필사적으로 납득시키던 차원의 마도신이 발작하며 회색에게 달려든 것은 조금 후였다.
물론 회색에게 상대가 안 되니 바로 상처 위에 또 상처를 입고 바닥에 널브러진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다시 순식간에 회복하고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나서 덤벼들기를 반복한다.
그런 촌극 같은 장면을 멍하니 쳐다보는 전능의 휘였다.
그러나 회색은 주변의 시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지금 차원의 마도신의 능력치를 확인하는데 전념했다.
어차피 전능의 휘는 지금 자신에게 참새 이상의 상대가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차원의 마도신을 마도신의 오리진님이 아니, 이번에는 바람가의 오리진으로서 직접 강제수련으로 끌고 가서 거의 삼만 년을 수련을 시킨 성과를 알아야 차후의 일정에 변화를 알맞게 줄 수 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하고 보니 자신을 말소시킨 흑염 뿐만 아니라 소멸시킨 황금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 다 끌어들여서 죽이지는 못하겠지만 한 방 먹여야 속이 시원하겠군.’ 그 후폭풍이야 엄청날 것이지만 상관없다.
나중에 차원의 마도신이 감당을 해야 할 일이다.

말소에서 복구된 자신에게는 존재하기도 싫은 현실이었고 구현된 임시의 삶이다.
최대한 성질대로 살다 기분 좋게 사라질 생각이다.
약간의 시험으로 확인한 차원의 마도신의 능력치는 본신신력을 제외하고 거의 주우주의 마도신의 오리진이라고 불러도 좋은 수치였다.
무엇보다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예비 창조신의 한계이상의 타격을 주는데도 잘 버티고 영창을 하며 능력을 높이는데 기가 막히다.
시험 삼아서 눈이 뒤집혀 달려들면서도 나불거리는 입을 한 대 먹여 저 멀리 날렸는데도 영창을 멈추지 않는다.
단순한 육체가 아닌 신체와 신령자체가 영창을 구현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런 권능은 정말 드물기에 절대계에서도 절대급이다.
‘놀랍군. 본신신력은 역시 바닥이지만 다른 수치가 일반 창조신을 능가하고 있다.
더구나 이놈?
마도 영창을 덤비는 와중에도 연속으로 계속 시행하고 있다.
거기에 어지간한 타격은 무시하고 달려들어?
그것도 영창을 계속하면서?
설마 영원영창(永遠詠唱)인가?
신체가 죽거나 소멸되어도 신령이 존재하는 한 마도의 발현을 멈추지 않는다는 절대급의 현자의 권능중 하나?
에이 설마?
과거의 내가 그걸 익힐 수 있을 리가?
필요한 재능이 거의 불가해의 8시조급인데?
그게 가능했으면 지금 이 꼴일 리가 있나?
회색의 정식 과정을 진리에게 받고 있겠지.’ 회색의 생각이 깊어져서 보인 약간의 틈을 놓치지 않았는지 차원의 마도신의 눈이 살기가 번득이며 일순 거리를 뒤로 벌린다.
그리고 양손을 머리 위로 끌어 올리며 마력을 극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보인다.
언뜻 보아도 위협적인 마도가 발동되는지 공간이 일그러지고 허공에 검은 점이 나타났다.
그 꼴을 보고 회색의 눈이 놀람에서 어이가 없는 실망으로 바뀌는 것은 일순이었다.
조금 나아졌나 했는데 역시 금방 원위치다.
‘이게 나를 제발 죽여 주세요, 라는 자살희망인 것인가?

왜 갑자기 무방비로 영창을 해?
자신보다 모든 것이 위인 상위 존재에게 이게 무슨 짓인가?
이 멍청한 과거 놈이 방어만 배우고 왔나?’ 역시 뭔가 배우기는 배운 것 같은데 확실히 어설프다.
마구잡이로 덤빌 때는 나름대로 위력이 있는데 잠깐 여유를 가지니 바로 과거의 버릇이 나온다.
아직도 인간시절의 전투에 익숙한 증거다.
정신체인 신에게 거리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가끔 이렇게 잊고서 실수를 범한다.
방어는 어는 정도 수준급인 것 같은데 공격으로 전환하자마자 이렇게 된다.
하긴 마도신의 오리진님에게 워낙 능력이 딸려서 공격을 전혀 하지 못하고 공격을 견디기만 했을 것이니 이런 불균형이 온다.
대충 파악은 완료되었다.
저런 추태를 보아줄 필요는 없다.
“뒈져라. 미래의 나-! 기간틱 메테오 코-! 커어어억-!” “휴우.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너나 죽어보아라.
영창을 지속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 보자.” 으득-! 퍼어어어어억-! 털썩-!
차원의 마도신이 시동어를 말하기도 전에 무엇인가를 꺾고 두들기는 소리가 먼저였다.
목이 뒤로 돌아가고 사지가 여기저기 부러진 차원의 마도신이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진 것은 거의 동시였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 못한 차원의 마도신이 일단 다급하게 신체를 복구하고 일어서려 했지만 등을 이미 회색이 발로 밝고 있었다.
정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은 회색이 손을 탁탁 털면서 말한다.
분명 죽일 생각으로 손을 썼는데 아직 살아있고 바로 멀쩡해진 것에 속으로 놀라고 있었지만, 신랄하게 비판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쯧쯧-! 상위의 존재에게 거리를 벌린다고 그게 거리냐?
거기에 필요 없는 말을 지껄이고 시동어가 필요한 마도를 써?
아예 죽여 달라고 부탁을 해라.
그리고 역시 아니잖아.
죽기 직전이면 영창이 멈추는군.
이것도 영원영창(永遠詠唱)의 열화(劣化)인가?

좋다 말았네.
성능을 저하시켜 어떻게든 겨우 익혔군.
역시 과거의 나답게 어중간해.
이러면 황금은 포기해야 하나?
그리고 이건 나중에 결정타로 사용해야 하니 쓰지 말랬지.
아직 철이 덜 들었어.”
말은 이렇게 한심하다고 했지만 결국 인정을 안 할 수 없다.
절대계의 하급 전사 수준은 벗어나서 중급 정도에 도달했다.
아니, 방어능력과 회복능력만을 따지면 거의 상급이다.
마도신에게 가장 중요한 연산력이 2배로 올라섰고 태양의 권능을 제외한 주요 본신신력도 그 정도로 올라섰다.
본신신력이 180억에 도달해 마도로 최대증폭을 할 경우 4,400억을 초과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그 권능과 힘의 깊이는 주우주의 마도신의 오리진을 부족하나마 맡길 만 했다.
하지만 몇 만 년동안 죽을 고생을 하면서 겨우 이 정도라는 것은 딱하기는 했다.
그 대가로 치룬 수련과 정기를 단순히 상승수치만 비교해 보면 낭비의 극치다.
하나 다른 존재들이 보기에 겨우 5분에 올린 신력이라는 점은 경악할만한 수치다.
조심스럽게 현재 차원의 마도신의 수준을 작성해 간다.
차원의 마도신이며 ‘근원’이자 ‘흑염의 일족’, 주우주 마도신의 예비 오리진 -카르마 속성 : 종합판정 극선이상(개인판정 극선 / 집단 판정 최고위 신계 주신 극선이상) -11써클 이상의 예비창조신 : 본신신력 180억 / 최대 마도 증폭 최대출력 4,400억 ※ 최대 마도증폭 : (본신신력 180억 + 장비 40억) × 20배(10써클의 20중창) -세부신력 : 차원의 주신 권능 40억, 태양의 권능 20억, 마력 70억, 흑염의 권능 50억 -주요기술 : 9써클 4,000개 동시 사용. 10써클 400개 동시 사용. 11서클 40개 사용, 12써클 4개 사용.
-장 비 : 주신살의 창, 마왕의 마도구, 근원의 길잡이 -특수권능 : 근원의 일월과 흑염의 신체로 즉시 복구 가능, 흑염의 권능으로 육체 능력 극대 상향.
-최종권능
절대 차원기동(絶代 次元起動) : 연속적인 차원이동으로 기동력은 모든 권능에서 최고 수준이며, 차원이동의 충격으로 적을 분쇄한다.
열화 영원영창(劣化 永遠詠唱) : 죽음 직전까지 영창을 계속하여 마도를 구현한다. 그 외에 어떤 타격과 권능도 영창을 멈추게 할 수 없다.
접근전에 약한 관리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절대계의 절대 권능 중 하나다.
※ 이것을 만든 절대계의 현자는 현재 흑염의 절대자이다.

과거 절대계의 최고의 현자라고 칭송받던 시절에 현자계열의 부족한 근접전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죽음과 소멸조차 뛰어넘는 영창으로 권능을 구현해 절대계의 최상위의 강자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높게 인정받은 덕분에 칭호를 완전개방하고 싸우고 완전승리에 실패하여 흑염의 절대자로 바로 내정되어 현재에 이른다.
흑염의 권능은 투기와 살기의 집합체라서 보통의 연산력이나 이성으로는 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최종마도 : ???
-특이사항 : 칭호 ‘근원’의 가동하면 모든 영역에서 창조신을 넘어섬.
휘하에 둔 존재에게 투지가 살아있는 한 무한의 생명력과 잠재력을 보장하며, 차원의 권능으로 1써클을 광역으로 상승시키고 능력을 보조함.
-판정결과 : 상급 창조신 미만 자신이 만든 차원의 마도신에 대한 능력평가서를 다시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회색이었다.
마도신의 오리진님이 어떤 의도로 이렇게 교육을 시켰는지 알만 하다.
방어능력과 영창능력을 올리고 회복능력을 극대화시켰다.
거기에 부족하나마 흑염의 절대자가 절대계 최고의 현자시절에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절대의 권능인 ‘영원영창’도 어떻게든 익히게 했다.
결국 정말 흑염의 절대자를 끌어들여서 타격을 주시겠다는 의지다.
자신을 구현하고 있으시기에 이것이 얼마나 가능성이 없는 일인지 아시면서도 적극 도와주겠다는 의미다.
정말 감사할 일이다.
“떡밥은 최상.”
자신의 발에 등을 눌려 있으면서도 바동거리는 차원의 마도신을 경악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전능의 휘가 보인다.
하긴 자신은 상위 존재의 투기에 억눌려 있는데 대들기까지 하니 놀랄 것이다.
창조신으로 인정받은 모양인지 뚜렷한 26쌍의 빛의 날개가 모두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차원의 마도신은 예비창조신이면서도 방어와 회복능력은 창조신을 일부 초월하고 있다.
약점이던 근접전도 ‘영원영창’이 있으면 어느 정도는 버틸 것이다.
비록 본래의 위력에 한참 모자랄 지라도 괜히 절대급의 권능이 아니다.
“미끼는 튼튼.”
우둑-!
“크아악-!”

차원의 마도신의 짧은 비명과 함께 축 늘어진다.
회색이 등에 대고 있던 발에 힘을 주어서 등을 박살내고 자신의 몸속에 있던 차원의 권능의 일부를 신체 내부로 밀어 넣어 버린 것이다.
물론 현재수준으로 감당이 가능할 정도지만 최소한 창조신들에게 결정타를 먹일 정도는 될 것이다.
차원의 권능이 제집처럼 마도신의 신체에 안착하는 것은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위기에 자동반응하게 해 놓았는지 어느새 창조대신 성멸(星滅)이 나타나려 했지만 자신도 차원의 마도신이다.
통제력을 발동해서 다시 차원의 사이에 멈추게 해두고 상태를 살폈다.
창조대신 성멸의 이마에 박혀서 빛나는 회색의 바람성이 보인다.
회색의 바람성의 정기를 혼자서 지원받아서 그런지 본신신력의 상승이 폭발적이다.
신체도 흑염의 권능으로 제조되었으니 설사 흑염의 절대자라도 어지간해서는 부술 수 없다.
“낚시 바늘도 최고급이군.
낚싯대와 어부는 두말할 필요가 없지.
그럼 끝이로군.”
모든 것을 확인한 회색이 깊숙이 고개를 숙이며 마도신의 오리진에게 차원의 마도신의 능력보고서를 내민다.
이것으로 부족하더라도 이제 더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
너무 준비를 하면 걸려들 물고기가 위화감을 느끼고 도망칠 것이다.
“준비되었나이다.
권능의 오류를 이용한 한계치인 2만 5천분의 1의 승산을 얻었습니다.
이 이상의 개입은 흑염의 절대자의 ‘언제나 동전의 앞면’에게 위기감을 불러들일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의 직접개입은 위험합니다.” 마도신의 오리진은 회색에게 받아들인 차원의 마도신의 능력치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이 수련시켰지만 기준이 바람가라서 익히는 속도가 너무 늦어 무식하게 강제로 여러 가지 주입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랬는데 다행히 목표치를 달성을 하고 방어와 회복 면에서는 초과했다.
화면 너머의 이미 중급 전사는 되어 보이는 전능신족의 주우주의 오리진에게 정상적으로 이길 수는 없겠지만, 악착같이 버틸 수준이 확실히 되었다.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는 파멸유혼검이 부끄럽지 않은 성취다.
만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보고서를 소멸시킨다.
“흐음-! 2만 5천분의 1의 승산을 얻은 마도신이 얼마나 무서운지 흑염의 절대자에게 알려줄 수 있겠군.
이렇게까지 해주었으니 잘 해낼 것이다.” “푸후후후훗-!그렇지요.

설사 완벽한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이 넘어갈 수밖에 없는 희박한 승산입니다.
이 정도로는 강제력이 발동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권능에 완벽이란 없으며 상극인 권능은 다시 상극이 된다.
선과 악이 섞이면 회색이 되고 다시 주변상황에 따라 분리하는 기준이 바로 회색입니다.
이런 관계 역전의 반복이 바로 회색의 권능이며 절망적인 승산을 뒤집어 영광된 승리를 얻어내는 것이 마도신의 존재의미입니다.
2만 5천분의 1의 승산을 뒤집어 상대의 패배의 확률로 만들어서 반드시 흑염의 절대자에게 타격을 주겠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회색의 말에 흐릿한 미소를 짓는 마도신의 오리진이었다.
감정적인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안다.
성공확률도 극도로 희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걸 대놓고 2만 5천 번 중 1번은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을 보니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누가 2만 5천분의 1의 승산밖에 없는 의뢰를 할 것인가?’ 하지만 현실을 부정하고 이상을 추구하는 마도신에게 2만 5천분의 1이면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점은 확실했다.
그리고 이런 이유덕분에 바람가에서 파격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자신들 바람가도 완전한 불가능에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는가?’ 비슷한 길을 가는 존재가 반가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할아버님도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계셨겠지만 이런 모습을 귀엽게 보아주셔서 승인하고 도와주고 계시다.
마치 귀여운 아기가 재롱을 부리는 것을 보아주는 상황이다.
물론 그 귀여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이 더욱 가문의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본래 자신은 오리진의 영역에 도달하여 자신감이 넘쳐 주제넘게 독립을 하겠다고 사고를 치는 신족 후손들의 교육이 주 임무다.
이 피에 절은 파멸유혼검이 그 동안의 노고를 증명한다.
자신이 이렇게 공적을 쌓지 않았으면 역시 무시를 하셨을 것이다.
능력도 부족한 주제에 감정대로 하는 짓을 보고 열이 받아서 자청해서 나선 일들이 이번 의뢰의 성취에 큰 도움이 된 이상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그것이 최고위의 흑염일족에게 승리하여 마도신의 오리진으로서 자신을 빛나게 해준 마도신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이었다.
“좋아-! 나는 바람가의 호출로 가보아야 한다.
너도 자신의 영역으로 복구하여 임무를 수행하라.

이제 결과만을 기다린다.”
“알겠습니다.
이제 잘해봐라.
과거의 나.
잘만하면 어떤 참혹한 현실도 부정하는 완전한 생명이 1개다.
거기에 성과에 따라 권능 자체도 전수 받을 수 있다.
힘내라-! 힘-!
16조-! 16조-!”
“으드드득-! 빨……, 빨리 꺼져.
이제 내가 알아서 한다.”
“역시 철이 덜 들었어.
카하하하하하-!”
어느새 박살난 등을 복구하고 일어선 차원의 마도신이 끝까지 놀리며 떠나는 회색을 보며 이를 갈며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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