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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2화 복수의 생각밖에 없소 흑의 여인의 날카로운 음성은 오랫동안 자리에 머물렀다.
도일!
백의 여인은 모든 법칙들의 수장인 도일이었던 것이다!
한편, 반대편에 서 있는 흑의 여인은 서열 이위인 운명법칙, 아명이었다.
“아명,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너는 운명법칙이면서 왜 자기 운명을 통제하는 것은 두려워하는 것이냐? 주인이 죽어 그의 굴레에서 벗어난 건 네게도 좋은 일이 아닌가?” 아명이 주먹을 불끈 쥐며 흉악하게 소리쳤다.
“비열한 년! 주인이 언제 한 번이라도 널 홀대한 적이 있었느냐!” 도일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았지. 항상 내게 다정한 사람이었지. 내게는 둘도 없이 좋은 사람이었어.” “그럼 도대체 왜! 왜 그를 죽인 건데! 네게는 양심이란 것도 없는 건가!” “하하,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면 안 될까? 오늘은 따로 용건이 있어서 말이지.” “도일! 주인은 모든 도칙 중에서 네게 가장 많은 애정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너를 후계자로 삼으려 할 정도였지! 그런데… 그런데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할 줄이야!” 아명은 손가락으로 도일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거칠게 쏘아붙였다.
“천하에 다시없을 비열한 년! 네가 아니었더라면 주인도 죽지 않았을 거다!” 말을 마친 아명이 갑자기 허공에 주먹을 내질렀다.
쾅-!
찰나의 순간, 사방의 공간에 기이한 부문이 나타났다.
대도법칙(大道法則)!
그녀의 일권에는 무궁무진한 대도법칙이 포함돼 있었다.

평범한 우주 하나 정도는 손쉽게 날려버릴 정도의 강력한 힘이었다!
한편, 평온한 표정의 도일이 천천히 한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이 아래쪽을 가리키는 순간, 우주의 움직임이 멈추면서, 기이한 부문들 또한 점점 희미해지더니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
이때, 이변이 발생했다. 소멸한 줄 알았던 부문들이 다시 사방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시광도류(時光倒流)!
찰나의 순간, 두 여인이 있는 우주의 시간이 몇 초 전으로 돌아갔다.
이때, 사방에 퍼져있던 부문들이 한데 뭉쳐, 하나의 권인의 형태를 만들어 냈다. 이 거대한 권인은 곧장 도일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도일은 아무 표정의 변화 없이 가볍게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쾅-! 세이프파워볼
이 한방으로 권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때, 시간이 다시 역류하더니, 권인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적으로 권인이 들이닥치자, 무방비로 있던 도일은 그대로 일격을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다.
쾅-! 파워볼사이트
순간, 도일이 휘청이면서 그녀의 육신이 반쯤 투명하게 변했다.
이는 본체가 아닌 분신이었던 것이다.
이때, 도일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녀의 우측 방면 수백 장쯤 떨어진 곳에 한 여인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천으로 만든 치마를 입은 여인은 오른손은 소매 안에 감춰 놓고, 나머지 한 손은 가슴 부분에 놓은 채 도일을 응시하고 있었다.
시간법칙! 파워볼게임사이트
여인의 정체는 아홉 개 우주법칙 중 서열 삼위로 알려진 시간법칙이었다!
상대의 정체를 파악한 도일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셋째야, 시간을 운용하는 재주가 꽤나 늘었구나. 과연, 주인이 항상 널 칭찬한 이유가 있었어.” 이에, 시간법칙이 표정을 구기며 소리쳤다.
“도일! 그 파워볼실시간 더러운 주둥이로 주인을 입에 담지 마라!” “훗, 싫다면 네가 어쩔 건데?” “…….”
도일은 운명법칙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명, 너도 느끼고 있겠지? 주인이 설치해 놓은 결계가 사라지고 있다. 결계가 사라지면 더 이상 이 땅도 지킬 수 없다.” “흥! 내게 투항을 권하는 건가?” “후후, 그런 건 애당초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럼 여기까지 와서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이유가 뭐지?” 도일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명, 넌 이미 이 우주를 위해 눈까지 잃었는데 계속해서 희생을 해야겠느냐?” “하하하! 도일! 주인이 죽지 않아서 애가 타는가 보구나?” 순간, 도일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도일… 너는 정말로 개보다 못한 존재다. 주인이 널 그렇게나 믿었건만 어떻게 배신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도일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주인에게는 유감이다. 하지만 내가 빚진 것은 주인일 뿐, 이 세상이 아니다. 그럼 아명, 조만간 또 만나자꾸나!” 이 말을 끝으로 도일이 돌아섰다.
잠시 후, 도일은 어둠 속으로 완벽하게 사라졌다.
이때, 시간법칙이 도일이 사라진 곳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결국 올 것이 왔군!”
운명법칙은 뒤쪽에 있는 검은 회오리를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둘째 언니, 일곱째가 죽었어. 그 여인의 검에 부상당한 상태에서 도일에게 기습을 당하는 바람에…….” “…주인은 지금 어떤 상태지?” 운명법칙의 물음에 시간법칙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여전히 의식이 봉인된 상태야. 일곱째는 엽현을 제거하면 주인이 깨어난다는 도일의 말을 믿고 출수했던 거야. 멍청하게도 도발에 걸려든 거지.” 아명이 고개를 저었다.
“엽현이 바로 주인이야.”
순간, 시간법칙이 깜짝 놀라 아명을 쳐다보았다.
“그, 그럴 리가…”
“느낄 수 있어. 주인과 엽현은 이미 운명을 공유한 상태야. 엽현이 죽으면 주인도 죽어. 왜냐하면 그들은 운명공동체니까.” 시간법칙은 말없이 아명을 쳐다볼 뿐이었다.
이때, 아명이 말을 이어갔다.
“도일은 도대체 왜 주인을 배신한 걸까?” 시간법칙이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십만 년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어. 도일은 주인이 가장 신뢰하고 아끼던 사람이야. 주인에 대한 도일의 감정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어. 최소한 겉보기엔 아직도 주인을 자신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아명이 시간법칙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셋째, 도일의 내력에 대해 알고 있니?” 시간법칙이 고개를 저었다.
“나야 모르지. 언니는?”
“나도 마찬가지야. 주인이 날 데려왔을 당시 도일은 이미 그와 함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 “누구? ‘그 여자’?”
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때 이후로 행방불명 됐잖아? 아마 도일도 찾지 못한 걸로 알고 있는데?” “주인 주변부터 찾아보는 거야!” “주인 주변?”
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주인 곁에 숨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그리고 도일이 그녀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그녀가 스스로 기억을 봉인했다는 의미겠지.” 시간법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주인은…….”
“주인은 일단 걱정할 것 없어. 그 검수가 살아있는 한, 도일이 감히 접근할 수는 없을 테니까.” 아명은 검은 회오리를 향해 돌아섰다.
그러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우선은 이곳의 봉인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야. 만에 하나 그 이유인(異維人) 들이 이쪽 우주로 진입하는 날에는 주인이 정말로 위험해질 테니까. 당시 그들을 봉인하고 진격을 늦춘 사람은 바로 주인이었어. 그들은 어떤 형태로든 주인을 살려두려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을 지켜내야만 해!” “하지만 나는 도일이 더 걱정이야. 그녀가 나서면 지금 주인의 실력으로는 상대도 되지 않을 텐데… 게다가 액난도 도일과 함께 있잖아!” “흠….”
“내가 내려가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아명이 고개를 저었다.
“그게 바로 도일이 의도하는 거야. 그녀의 목표는 우리가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봉인을 부수고 이유인들과 자신의 본체를 이쪽 우주로 진입하게 하는 거니까.” “하지만 그럼 주인은…….” 아명이 검은 회오리를 응시하며 대답했다.
“지금으로서는 그를 믿어보는 수밖에!” 시간법칙이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이때, 고요하던 검은 회오리가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를 본 아명이 표정을 구겼다.
“또 말썽이군!”
말을 마치기 무섭게 아명은 검은 회오리 안으로 신형을 날렸다.
뒤이어 시간법칙이 아명의 뒤를 쫓았다.

육신을 회복한 엽현은 곧장 지령족을 찾았다. 이때, 지령족의 모든 대장장이는 인간제일갑의 제작에 광적으로 몰두하고 있었다.
어느 대전을 찾아 들어온 엽현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의 수명은 채 십 년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조금 전의 혈전에서 거의 모든 수명을 태워 버렸던 것이다.
엽현에게는 이미 태울 수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십 년이란 세월은 그저 눈 한 번 깜빡하면 없어질 양에 불과했으니까.
엽현은 천천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허무족의 실력은 그의 상상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어서, 정면 대결로는 전혀 승산이 없었다.
도와 소막 등의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허무족의 배후에는 우주법칙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순간, 엽현은 철저한 무력감을 느꼈다.
이번만큼은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더 큰 문제는 작은탑과 연락이 전혀 닿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작은탑은 무사히 탈출한 것일까?
혹은 변고라도 생긴 걸까?
엽현이 근심하고 있는 이때, 언소소가 대전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곁에는 마소쌍도 함께였다.
두 사람의 표정은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이곳에 오기 전 이미 불사계에서 벌어진 사건을 전해 들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구유계를 호령하던 불사제족의 멸망 소식은 이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언소소는 지금까지 허무족을 통제한 주체는 우주신정이 아니라 우주법칙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때, 마소쌍이 말을 꺼냈다.
“허무족을 맞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하오.” 언소소가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하더라도 맞서야 하오. 허무족의 특성상 공간을 흡수할수록 힘이 강해지니, 이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법이오. 그리고… 그들의 다음 목표는 아무래도 오유계가 될 가능성이 높소.” 오유계!
순간, 엽현이 눈을 번쩍 떴다.
사실 그 역시 허무족이 무엇을 노릴지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던 터였다.
허무족의 입장에서 엽현을 끌어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오유계를 치는 것이었으니까.
이때, 지령족 족장 산구가 헐레벌떡 대전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언 소저! 도움이 필요하오!” “…완성까지 얼마나 남았소?” “대략 삼일 정도로 여겨지오.” 삼일!
언소소가 엽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삼 일만 기다려 주시오.” 이 말을 끝으로 언소소는 산구와 함께 퇴장했다.
대전 안에는 이제 엽현과 마소쌍 두 사람만이 남았다.
“이제 어쩔 셈이오? 계획이라도 있소?” 계획?
엽현이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내 유일한 계획은 복수하는 것이오.” “무슨 수로?”
“지원군을 부를 생각이오.” 엽현이 정면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소막!”
순간,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흐물거리면서 소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곳에 데려가 줘. 예전에 우리가 항상 쉬던 그곳으로….” 소막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대전에서 모습을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