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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푹! 카라얀의 칼은 아주 깊숙히 게르트루드의 쇄골 사이를 파고들었다.
퍽! 동시에 게르트루드의 주먹이 엔트리파워볼 카라얀의 정수리를 정확하게 후려쳤다.
얼마나 거센 힘이 실려있었는지, 투구와 함께 카라얀의 머리가 통째로 터져버린 채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하지만 게르트루드도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큭!””
게르트루드는 오른 발을 앞으로 내밀며 왼쪽 무릎을 굽혀 땅바닥에 대고 말았다.
아무리 대단한 밀리언이라 해도 쇄골 위에서 아래로 삼십 센티미터나 칼이 박히고야 무사한 것이 이상하다.
일반인, 아니 밀리언인 그녀라해도 즉사하는 것이 당연할 부상이다.
“”윽!””
하지만 게르트루드는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더니 칼을 쥔 손에 힘을 주어 몸을 일으켜세우고 자신의 몸에 꽂혀있는 칼을 뽑아 휙 던져버렸다.
“”후우!”” 그녀는 크게 한숨을 쉬고는 비틀거리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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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목표였던 두카스를 EOS파워볼 향해서였다.
두 사람이 싸우는 사이 백여 미터를 달아났던 두카스와 호위병들은 게르트루드가 쫓아오기 시작하자 발걸음을 더욱 빨리했다.
화르륵! 그런 그들의 발길을 가로막은 것은 십여 미터 높이로 타오르는 불길이었다.
두카스 일행은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게르트루드와 거대한 화염의 벽 사이에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다.
두카스를 호위하던 마법사는 계속해서 내 눈치를 살피며 다시 한 번 이동 마법을 사용해 보고는 여전히 취소되어 버리자 체념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8클래스 끝의 대마법사들의 마법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내가 7클래스 마법사의 마법을 취소시키지 못할 리 없다.
“”저자를 막지 못하면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마법사가 재차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두카스도 호위병들도 게르트루드 한 명을 상대하기에도 벅찼다.
“”저자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지금이라면 쓰러트릴 수 있을 거다.””
두카스 바로 앞에 서 있던 사내가 주변의 호위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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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던 열댓 명의 호위들이 로투스바카라 게르트루드를 향해 달려왔다. 그녀가 더 회복하기 전에 끝을 보는 것만이 두카스를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몇 발 자국 걸어오는 사이 그녀가 입은 갑옷에 내장된 회복 아티팩트는 그 큰 부상을 차근 차근 치유하고 있었고, 게르트루드는 비틀거리면서도 쉬지 않고 그들을 향해 다가섰다.
아직 힘이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그녀에게 그정도면 충분했다.
두카스의 호위들은 상당한 베테랑들이었지만 밀리언을 상대하기에는 역시 무리였다. 그녀가 칼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적어도 한 명 이상이 반으로 갈라지며 쓰러졌다.
게르트루드는 여전히 비틀거리면서도 뚜벅 뚜벅 걸어가며 힘차게 칼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녀가 두카스와의 거리를 반으로 좁히기도 전에 그녀에게 달려들던 호위들은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아아!””
두카스의 곁에 서 있던 마법사는 완전히 좌절해 있었다. 마법을 시전하는 족족 취소되어버리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게르트루드가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동안 나머지 호위들도 발악이라도 하듯 달려들었지만, 모두 그녀의 칼 끝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남아 있는 것은 오직 두카스와 마법사, 그리고 단 한 명의 호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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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들은 무기력하게 로투스홀짝 죽음을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쿨럭!””
게르트루드는 이제 그들에게 겨우 십여 미터를 남겨두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이더니 크게 기침을 했다.
회복 아티팩트가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치유하고 있기는 했지만, 카라얀의 칼은 그녀의 허파를 깊숙히 찌른 뒤였기에, 그녀가 지금 느끼는 고통은 범상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처 입은 그녀를 보고도 두카스를 지키는 마지막 호위는 달려들지 못했다.
자신마저 쓰러지면 정말로 끝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게르트루드가 허리를 폈다. 두카스와 호위 그리고 마법사는 부들거리며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커다란 마력의 흐름이 느껴졌다.
두카스를 지키는 마법사는 아니었다.
그보다 월등히 커다란 마력. 누군가 대단한 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마력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오픈홀덤 고개를 들어보니 왕궁 방향에서 무언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저렇게 하늘을 날아올 수 있는 것은 새가 아니라면 마법사일 것이다.
그 물체는 겨우 2,3초 만에 두카스들이 서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두카스들의 뒤를 막아서던 불길이 사라져버렸다.
그제서야 마법사의 등장을 알아차린 게르트루드가 재빠르게 달려들었다.
쾅!
게르트루드의 칼은 무언가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쳐버렸다.
투명한 무언가가 두카스들을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제가 늦지는 않았군요.””
새로이 나타난 사내는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채로 여유있는 목소리로 두카스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오오! 데미르바흐 경!””
두카스가 반갑게 그자의 이름을 불렀다.

크라바 최강의 마법사라는 데미르바흐였다.
아마도 동대륙 최강의, 어쩌면 유일한 9클래스 마스터인 대마법사가 나타나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돌아가십시오. 이자들은 내가 맡겠습니다.””
데미르바흐가 두카스를 내려보며 말했다.
“”그럼 부탁하겠소.””
크라바 최고의 권력자라해도 궁극의 경지에 이르른 대마법사를 하대하지는 못했다.
“”게르트루드라고 했었나? 어째서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는지 모르겠군. 너의 행동이 무슨 결과를 낳을 지 전혀 모르고 있는 건가?””
대마법사는 점잖은 목소리로 훈계를 하려 했다.
“”데미르바흐. 당신을 죽이고 싶지는 않소. 돌아가시오. 당신 같은 대단한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것은 아까운 일이오.””
그의 말에 대답한 것은 게르트루드가 아니라 나였다.
난 진심을 담아 대마법사에게 충고했다. 크라바는 계속해서 드래곤들의 습격을 받고 있고, 데미르바흐 같은 대마법사는 그런 드래곤과의 싸움에 무엇보다 중요한 무기이다.
“”그대는?””
지금까지 날 무시하고 게르트루드만을 바라보던 대마법사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데미르바흐는 내가 흘려보내는 마력을 알아차렸다.
“”크라바를 위해서라도 당신 같은 마법사는 죽아기에는 아까운 사람이오.””
물론 내 마법 수준은 그에 비해 형편 없이 떨어지지만, 그가 그 사실을 알아차릴 방법은 없다.
그러니 내 협박은 충분히 먹힐 수 밖에 없다.
그 자신이 대단한 마법사이기는 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마법사와 천하무적의 밀리언이 함께라면 결코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것이다.
“”도대체 뭐하는 자인가? 어째서 내가 알지 못하는 마법사가 있는 거지? 협회에서 나온 건가?””
대마법사는 내가 자신에 비해 조금도 모자라지 않은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한 것이다.
다행한 일이다. 그를 위해서도, 크라바를 위해서도.
“”드레스덴은 크라바와 척을 지려는 건가?””
데미르바흐는 내가 드레스덴의 마법사 협회에서 나온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9클래스의 대마법사를 길러낼 수 있는 것은 오직 마법사들의 드레스덴 뿐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바에 두카스는 필요하지 않소.
아니. 정확히 말하면 크라바 왕가의 인물들 모두 쓸데 없지.
당신도 알 거요. 지난 몇 년 동안 저자들이 크라바를 얼마나 망쳐 놨는지.””
난 데미르바흐의 오해를 풀어줄 생각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잘 된 일이란 생각에 드레스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두카스 공을 암살하고, 누군가를 왕위에 올려 크라바를 드레스덴의 꼭두각시로 삼겠다는 건가?””


“”굳이 당신과 그 문제를 논쟁하고 싶은 생각은 없소.””
“”하지만 내게도 사정이 있어서, 이대로 두카스 공의 암살을 방관할 수는 없다.””
자존심 때문일까? 아니면 달리 사정이 있는 걸까?
하지만 이대로 그와 말다툼을 할 시간은 없었다.
벌써 두카스와 그의 호위들은 저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헉!””
대마법사의 몸이 앞으로 수그러졌다. 시간을 멈추고 그에게 다가가 힘껏 그의 복부를 후려치고 다시 시간을 돌린 것이다.
털썩! 대마법사의 몸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게르트루드. 이제 끝을 낼 시간입니다.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게르트루드의 몸은 저 멀리 달려나간 뒤였다. 걷기도 어려울 테지만 그녀는 남은 힘을 전부 쥐어짜 두카스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수고하셨습니다.””
두카스의 목을 날려버린 게르트루드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노고를 치하해주었다. 게르트루드는 꽤나 미묘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후작과 함께가 아니었다면 실패했겠지.””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리고 이 약물이 아니었다면 쓰러져 있는 것은 내 쪽이겠지.””
게르트루드는 가슴 속으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내며 말했다.
새끼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작은 쇳덩어리는 이미 그 쓰임새를 완수하고 이젠 쓰레기가 되어 버렸다.
“”굉장한 약물이야. 정신이 번쩍 들더군.””
게르트루드가 약물이 들어있던 물체를 손가락으로 꾸욱 눌러버리며 말했다.
그럴 것이다. 고대의 대마법사 에피르 라흐바르가 남겨놓은 레시피로 만들어진 약물이니 효과는 틀림없다.
멈춰가던 심장을 당장 뛰게 만들고, 신체의 모든 에너지를 활성화시켜 신체 능력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구로 치면 강심제와 에피네프린 용제 비슷한 효과를 가진 약물이라 할 수 있다.
단지 그보다 몇 배는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는 점이 다를 것이다.
모든 가디언들의 갑옷 안쪽에는 이 약물을 주입할 수 있는 작은 아티팩트가 내장되어있어서 심장에 마비가 오거나 강한 충격을 받은 경우 자동으로 혹은 수동으로 투여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 응급 치료용의 약물로 당장 심장을 움직일 수 있게 하고, 내장된 치료 아티팩트로 부상당한 부위를 치료하는 것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가디언을 살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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